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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3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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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2쪽 | 530g | 152*210*30mm |
ISBN13 | 9788936456955 |
ISBN10 | 8936456954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7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이금이 작가(1962~)는 1984년 새벗문학상에 단편 동화 <영구랑 흑구랑>이 당선돼 작가가 되었다. '내가 어린이 문학을 선택한 게 아니라 어린이 문학이 나를 선택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동화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2020년 세계 최고 권위의 어린이 청소년문학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한국 후보로 지명되었다.
이 책은 고달픈 현실의 돌파구로 사진 신부가 되어 하와이로 이주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어서인지 쉽고 재미있어서 책 한 권을 금방 읽었다.
일제 강점기에 가난과 멸시를 피해 지상 낙원이라 소개하는 중매쟁이의 말을 믿고 몇 개월의 항해 끝에 도착한 그곳은 그들이 생각하던 곳이었을까
-이 책의줄거리
쇠락한 양반 집안의 딸 버들, 재산을 모아 신분을 세탁한 집안의 딸 홍주, 무당의 딸 송화는 방물장수 아주머니가 권하는 포와(지금의 하와이)로 시집을 가기로 결심했다.
'거 가면 돈을 쓰레받기로 쓸어 담는다 캅니다. 그뿐 아이라 옷이고 신발이고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어가 맘에 드는 기를 따서 입고 신으면 된다 캅니더. ‘
방물장수 아주머니는 포와에 이민을 가서 성공했다는 농장 주인 서태완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또한 버들에게 지상낙원이라는 그곳에서 학업을 잇고 친정도 도와줄 수 있다고도 했다.
홍주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청상과부였고 송화는 무당의 딸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 땅을 떠나 새로운 삶을 꿈꾸었다. 그들도 사진으로 남자를 선택하고 결혼하기로 했다.
그들은 몇 개월의 항해 끝에 포와에 도착했다. 사진 속 남자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남자가 신랑이라서 찾아오는데 열여덟 살의 아가씨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그나마 서태완은 사진과 같이 젊은 사람이었으나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사진으로 배우자를 선택해 머나먼 타국으로 떠난 아가씨들 앞에는 험난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꿈꾸던 삶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억척스럽게 손에 손을 잡고 연대하며 살아나간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어머니의 희생으로 성장한 버들의 딸은 말한다.
'나도 그렇게 살 것이다. 파도처럼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며 살아갈 것이다. 할 수 있다. 내겐 언제나 반겨 줄 레이의 집과 나의 엄마들이 있으니까.'(p386)
-지상 낙원을 향하여
나라는 외세에 빼앗기고 굶주린 가정 형편에 포와로의 이민은 젊은이들에게 한줄기 햇살이었다. 지상낙원이라는 말에 부푼 꿈을 안고 고국을 떠났다.
그들에게 닥친 운명은 혹독한 노동과 차별이었다. 일제의 탄압에서 벗어난 것이 유일하게 위안거리였다. 어리석고 가난한 사람들을 꾀어 오도 가도 못한 그들이 가여웠다.
하지만 그 시절 조선에 남아 있는 백성들도 일제 앞에 갖은 고난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강력한 국가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도 사이비 종교나 폰지 사기꾼들은 지상 낙원과 일확천금을 미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유혹에 넘어간 사람들의 삶은 많은 매체로 알려졌다. 결국 가진 재산 빼앗기고 교주에게 이용당한다. 폰지 사기는 다단계 설립자만이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
고달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지상 낙원의 꿈을 꾼다. 평화롭고 안전한 국가가 되어야 서로를 속이며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세 여성의 우정
낯선 땅에 도착한 이들이 의지할 곳은 함께 포아로 건너온 친구들의 품이었다. 버들, 홍주, 송화는 제각기 자라온 환경과 신분이 달랐다.
하지만 포와에 시집을 온 이상 그들의 환경은 아무 소용이 없다. 남편에게 학대를 당하고 버림을 받는 등 인생의 고비마다 함께 나서서 힘이 되고 도움을 주면서 살아나갔다.
지난날 신분에 연연하고, 도토리 키 재기 하면서 비교하고, 우월해하면서 살아갔다면 그들의 인생은 더욱 고달팠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힘든 생활을 겪어 내려면 속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친구라도 만들어야 한다. 먼저 손을 내밀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버들이와 친구들은 소중하고 귀한 인연이었다.
-이념으로 갈라선 동포들
이승만과 박용만을 따르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무리까지 셋으로 나뉜 거다. 이 무리들은 개화파와 창조파로 나누고, 동지회와 대한인국민회로 대립했다. 교회는 정치 신념에 따라 신도들이 모였다.
잘 살아 보겠다며 낯선 타국에 온 사람들의 다툼이 안타깝다.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애국심이 이전투구로 변질되었다. 안창호 선생은 조선인끼리 머리 붙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계몽 운동에 나섰다고 한다.
정치 리더들은 올바른 생각과 정확한 판단과 더불어 사리사욕이 없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들은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며 공정한 법을 만들어 시행하라고 했다.
위임받은 권한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용인되는 사회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한 요즘이다.
-사진 신부
1903년 하와이 한인 이민자의 이주가 시작되었다. 그들은 사탕수수 농장에 일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미혼 남자들은 현지에서 결혼이 어렵자 고국에 사진을 보내 배우자를 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신랑감들은 젊은 시절의 사진을 찍어 보내고 직업이나 재산을 속이기 일쑤였다. 일제 강점기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지상낙원의 꿈을 찾아 떠난 사진 신부는 천여 명이나 되었다.
노예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그곳에 정착한 이주민들은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독립자금을 대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큰 꿈을 안고 사진 신부가 되어 결혼 이주한 여성들에게 우리 선조의 고통을 고스란히 제공하고 있는지 잘 보듬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무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20세기 초 하와이로 먼저 이주해온 미혼 남자의 아내가 되기 위해 사진만으로 결혼을 결심한 여성 세 명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이주 역사와 초기 이민자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잡초와 같이 끈질긴 생명력과 가정을 지키려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그들이 꿈을 찾아 하와이로 향했고 그들이 못이룬 꿈은 후손들에게 희망이 되었다.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견뎌온 우리의 어머니들이 있어 우리는 지금 더 큰 꿈에 도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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